동생과 둘이 있던 어느 겨울 이른 새벽에
적당히 해먹을 게 생각나지 않아서
그냥 볶음탕용 닭을 꺼내 삶았다.
전골냄비에 씻은 닭을 담고
닭이 잠길 만큼 물을 담고
인삼잔뿌리, 건대추 반쪽낸 것 몇 개, 마늘 푸짐하게.
그리고 펄펄 끓였다.
국물에 한약재맛이 나면서
뽀얗고 달콤한 닭고기국물맛과 냄새.. 후드를 켜놔도 집안에 냄새가 퍼진다.
살이 적당히 풀어지겠다 싶을 때
대파를 잘게 송송 썰어 그릇에 담는다.
그리고 소금과 후추를 담고
깍두기 김치를 꺼냈다.
추운 아침, 국물을 조금 들이켜 속을 데우고
말없이 닭을 뜯었어 소금에 찍어 먹었다.
그리고 파를 두세 술 퍼서 국물에 풀고
밥을 말아 먹었다.
여기까지다.
다 먹고 생각하니, 어? 이거 동대문의 닭한마리랑 비슷하네?
그래서 조금 찾아보았더니
비슷하긴 하고.. 파를 끓을 때 넣는 게 다르네.
다음에는 떡볶이떡과 사리(칼국수사리든 당면사리든 소면사리든)를 넣어봐야겠다.
저기는 감자, 만두도 넣네. 그런데 다 넣으면 어느 게 주요린지 모르게 되겠지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