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8년 11월 26일

매실액기스, 귤액기스.. 액기스(extract)는 절임물이지 "발효"(fermentation)산물이 아닙니다.

매실액기스, 귤액기스.. 액기스(extract)는 절임물이지 "발효"(fermentation)산물이 아닙니다.

미생물학을 배운 사람으로서, 설탕절임이 밖에 그득한데 또 액기스를 만든다는 어르신에게  "어느 미친 년이 아주머니들 사이에 그런 말을 퍼뜨렸는지 모르겠는데요" 라고 욱해서 말했다가 말 곱게 쓰라고 좋은 뜻으로 혼났습니다만, 이거 중요합니다.



저희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부부가 다 당뇨입니다.
지금은 식이요법으로 나아졌지만.

그분들이 당뇨가 된 게 참 기막힙니다.
몸에 좋은 거 다 갈아드시는 습관, 액기스를 만드는 습관이 있었어요.
그래서 매실액기스, 씀바귀액기스, 개똥쑥엑기스를 만든 다음
그 물을, 아니면 그걸 갈아서 나온 걸 물대신 마시고, 떡도 해먹고 그러셨댑니다.

그런데 소위 액기스란 거 어떻게 만드는 지 잘 아시쟎아요.
원재료에 설탕을 부어서, 원재료에서 나오는 수분과 세포액,
그리고 이당류인 설탕과 가끔은 그 설탕이 분해된 단당류.
이렇습니다.

거품이 좀 부글부글하는 건, 재료에 붙은 효모와 균이 좀 번식해서 그럴 때도 있고,
재료가 된 과일이나 식물체 세포액 속에 든 효소가 설탕을 분해해서 그렇게 되기도 하죠.

하지만, 거기까지는 그냥 절임입니다.
발효돼서 새콤해지지 않냐는 분도 계시는데,
발효돼서 새콤해지려면 일단 술이 돼야 해요. 바로 초산발효까지 안 갑니다.
그리고 초산발효는 시큼하죠. 새콤한 건 그냥 새콤한 과육에서 녹아 나온 구연산때문입니다.

그리고 설탕절임이 되는 와중에 재료가 좀 연해지거나 재료 속 성분이
민간요법에서 말하는 것처럼 조금 좋은 쪽으로 변성될 수도 있기는 할 겁니다. 일단 부정은 하지 않겠어요.

하지만 기본적으로 그건 설탕절임이고, 설탕비율이 50%가 넘어갑니다.
네, 액기스 한 숟가락 안에는 적어도 반 숟가락이 설탕인 겁니다.
(과일 액기스를 담았다면 그 과일 안에 든 당분도 추가.
블루베리니 아로니아니 하는 것들도 좀 떫어서 잘 못 느끼지 10브릭스가 넘습니다)

그러니 그걸 물타서 보리차처럼 먹으면 당뇨가 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.
제발 그렇게 드시지 마세요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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